나는 아버지의 아들이고 싶었다!
나는 아버지의 아들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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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5.07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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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서평 – 소설 《귀향》

[출판저널=정윤희 편집장]

  “나는 아버지의 아들이고 싶었고, 아버지를 내 아버지로 인정하고 싶었다. 속으로만 품고 사는 것이 아니라 공식적으로 내 아버지임을 드러내고 싶었다. 아버지는 나의 일부였다.” (259쪽)

《더 리더: 책 읽어주는 남자》을 쓴 베른하르트 슐링크의 장편소설《귀향》이 번역 출간됐다.《귀향》은 페터 데바우어가 ‘카를 이야기’ 의 잃어버린 결말을 찾아가는 것을 중심 내용으로 페터의 아버지 찾기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아버지가 없는 주인공 페터는 홀어머니와 함께 독일에 거주한다. 페터는 어린 시절 스위스의 할아버지 댁에서 매년 여름방학을 보낸다. ‘기쁨과 재미를 주는 소설’ 총서를 편집하는 일을 하는 할아버지는 잘못 인쇄된 종이들을 모아 페터에게 연습장으로 쓰라고 주고는 했다.

할아버지가 연습장으로 준 종이 뒷면에서 제2차 세계대전 때 포로수용소에서 탈출한 독일 병사 카를의 귀향 이야기를 발견하지만, 그 뒤의 결말은 찾아볼 수 없었다. 성인이 된 페터는 다시 카를 이야기를 발견하고 직접 결말을 찾아 나서며, 부재하는 아버지를 찾는 데 주력한다. 이름을 개명해 존 드 바우어로 살고 있는 아버지를 찾아 미국으로 간 페터는 세미나에서 아버지의 진짜 모습을 알게 되고, 분노와 실망감을 안은 채 귀향한다.

때론 우리 인생은 우연으로 기막힌 운명이 시작되는 법. 하필 할아버지가 준 연습장이 카를 이야기라니. 소설 제목인 ‘귀향’ 은 주인공 페터에게 있어서는 자신의 뿌리를 의미한다. 그가 이야기의 결말에 집착했던 이유는 아버지의 부재가 초래한 완성되지 못한 자신의 자아를 찾고자 했던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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