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人參)과 인삼(人蔘)은 다르다
인삼(人參)과 인삼(人蔘)은 다르다
  • 송홍선 민속식물연구소장
  • 승인 2010.11.25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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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홍선의 ‘풀꽃나무 타령’ 52]
인삼은 뿌리가 마치 사람의 몸과 비슷하다고 하여 명명된 이름이다. 인체를 닮은 아주 신기한 모양을 갖고 있다는 사실에서 비롯된 것이다. 인삼(人蔘)의 인(人)이 사람이란 뜻이기에 다른 설명이 필요치 않을 것이다. 삼(蔘)은 참여한다는 뜻이 있다.

▲ 인삼 뿌리. ⓒ송홍선

따라서 인삼은 사람과 동참하는 풀이라는 뜻이다. 다르게 풀이하면 사람이 인삼을 먹으면 원기를 보하여 모든 병을 물리칠 수 있다는 뜻이다. 고려인삼(高麗人蔘)은 한반도의 고유한 인삼임을 나타내는 이름이며 다른 나라의 인삼종류와 구별하는 뜻의 ‘korean ginseng’을 의미한다.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인삼을 한자로 ‘人參’이라 쓴다. 그런데 한반도(한국)의 인삼 한자는 이와 약간 다르다. 즉 우리나라에서는 인삼을 한자로 ‘人蔘’으로 쓴다. 그 이유는 조선왕조 이후의 문헌에 ‘參’자 대신 ‘蔘’자를 썼으며, 조선왕조실록 등에서 입참(入參), 참알(參謁), 참치(參差) 등의 용어에 ‘參’자를 사용하고 있어 인삼과 혼동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었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 인삼 열매. ⓒ송홍선

그래서 아예 ‘人蔘’으로 표기하든가 ‘參’자의 속자인 ‘叅’을 사용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한자의 삼(參)은 3을 나타내는 ‘삼’ 또는 참여나 어긋남을 뜻하는 ‘참’으로 쓰고 있으며, 삼(蔘)은 인삼을 의미하는 글자로 사용되고 있다. 고려 고종 때에 간행한 ‘향약구급방’의 방중향약목(方中鄕藥目)편에도 인삼의 ‘삼’자가 ‘參’이 아니고 ‘蔘’으로 돼 있다.

물론 중국에서도 인삼을 ‘人蔘’으로 표시한 전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위나라 장읍이 쓴 ‘광아(廣雅)에 ‘삼지정인삼야(葠地精人蔘也)’라는 문구가 나온다. 그리고 중국에서는 인삼을 귀개(鬼蓋), 인함(人銜), 신초(神草), 토정(土精), 옥정(玉精), 혈삼(血參), 인미(人微), 황삼(黃參), 추면환단(皺面還丹), 인신(人身), 활인초(活人草), 지정(地精), 해유(海腴) 등 많은 다른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또한 ‘人葠’ 이라 표시하기도 했다.

인삼의 우리나라 고유 이름은 ‘심’이다. 그렇지만 ‘심’의 어원 및 시작연대는 알 수 없다. ‘방약합편(方藥合編)에 인삼의 향토명이 ‘심’이라고 적혀 있는 것을 보면, 근세까지도 ‘심’을 사용해 왔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현재는 겨우 산삼채취인의 은어인 심마니에서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생각해 보면 순우리말의 ‘심’은 한자어의 ‘삼’에서 유래한 것인지, 아니면 순우리말의 ‘심’이 중국으로 건너가 ‘삼’이나 ‘인삼’이라는 이름을 만들어낸 것인지에 대해서는 확실하지 않다.

그렇지만 우리의 인삼은 다른 나라의 인삼종류와 구별하기 위해 ‘고려인삼’이라 하든가, 또는 삼(參)이 아닌 삼(蔘)으로 쓰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 인삼 재배. ⓒ송홍선

따라서 화기삼(花旗參), 동양삼(東洋參), 관동삼(關東參) 등의 삼(參)자가 들어간 인삼종류는 모두 외국의 삼을 말하고 있다. 외국에서도 우리의 고려인삼을 고유한 이름으로 부르고 있는데, 일본에서는 ‘조선인삼’, 서양에서는 ‘Korean Ginseng'이라 하는 등 대체로 한국을 뜻하는 이름을 인삼 앞에 붙이고 있다.

이와 함께 산삼(山蔘)은 보통의 인삼을 재배종으로 여길 때에 심산에서 자란 야생의 것을 구별하기 위해 부르는 이름이다.

세계적인 이름의 인삼 학명은 Panax ginseng C. A. Meyer(또는 Panax schinseng Nees)이다. 종소명의 schinseng은 신삼(神蔘) 또는 상삼(祥蔘)의 중국음에서 유래하며, ginseng 역시 중국음이다.

이러한 학명을 가진 인삼은 우리의 고려인삼이 가장 널리 알려져 있으며, 이외에도 여러 유사종이 있다. 예를 들면 미국의 미국인삼, 일본의 죽절인삼, 중국의 전칠인삼 또는 삼칠인삼 등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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