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동안 헤맨 뒤 만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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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5.14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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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서평] 대설주의보

[출판저널=정윤희 편집장]  

소설가 윤대녕 씨의 소설집《대설주의보》에는 표제작 <대설주의보>를 비롯하여 일곱 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대설주의보>는 작가가 2008년 겨울 백담사 만해마을에서 쓴 소설이다. 그는 그때를 “내 생에서 모종의 변화가 진행되던 시기였는데, 과연 그 심정을 담았다고 말하고 싶다” 고 고백한다.

소설집에는 인연의 끈을 억누른 세월의 무게 때문에 주인공들이 12년동안 헤맨 뒤에야 비로소 원래 자리로 돌아가려는 <대설주의보>.

해마다 청명(淸明)이 되면 지방의 어느 온천에서 만나 하룻밤을 지내고 다음날 각자 집으로 향하는 남녀를 그린 <보리>.

사랑에 실패한 한 여자가 강구항에서 우연히 두 남자를 만나게 되면서 겪게 되는 <여행, 여름>.

한 여자의 죽음 앞에서 이기적인 무관심으로 대처하는 두 남자의 이야기 <도비도에서 생긴 일>.

마네의 <풀밭 위의 점심>를 연상시키는 <풀밭 위의 점심>.

여섯 살 연상의 여인을 삼촌에게 빼앗긴 남자와 여자의 엇갈린 관계를 그린 <꿈은 사라지고의 역사>.

단편들 모두가 윤대녕만의 감성적 언어로 기록되어 있다.

표제작은 윤대녕 작가가 최승호 시인의 허락을 얻어 그의 시 <대설주의보>의 제목을 빌려왔다.

등단한 지 20년이 된 윤대녕 작가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오래 만나온 사람들의 존재가 더더욱 소중하고 그리워진다” 고 회고한다.

작가의 이러한 심정이 작품 속에 아련히 녹아들어 있는 듯하다. 입춘이 지났음에도 대설이 내리는 요즘, 어울리는 소설이다. 최승호 시인의 <대설주의보>도 함께 추천한다.

저자 윤대녕 / 출판사 문학동네 / 정가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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