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칼럼] 지하철 무질서, G20 시민의식 어디로?
[기자 칼럼] 지하철 무질서, G20 시민의식 어디로?
  • 박혜원 기자
  • 승인 2011.01.18 2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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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서 승차·보행·휴대폰 질서 확립 시급

2010년 서울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가 성공적으로 끝나면서 서울시민의식이 크게 발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서울의 시민들은 ‘서울 차 없는 날’, ‘지하철역 무정차’ 등 대중교통 질서를 자율적으로 지키며, 서울의 이미지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역할을 했다. 이런 서울시민의 모습은 G20뿐 아니라 ‘월드컵 경기 관람’ 등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대대적인 행사가 없는 평소 일상에서는 질서 있는 서울시민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특히 지하철에서 더더욱.

출·퇴근 시간 등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을 보면 급한 마음에 승객들이 다 내리기도 전에 열차에 올라타려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우측보행이라는 안내문구을 무시한 채 계단을 오르내리는 사람, 지하철 안에서 큰 소리로 통화하는 사람,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면서도 꿋꿋이 신문을 읽는 사람 등 가지각색이다.

특히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강남역·삼성역 등에서는 이런 문제가 심각하게 나타난다. 강남역을 지나는 지하철 2호선에서 “승객이 완전히 내린 후 탑승해 달라”는 안내방송이 나올 정도로 무질서가 심각한 상황이다. 지하철에 탑승하는 시민들은 사람들이 다 내리기도 지하철에 올라탄다. 이런 상황에 지하철에서 내리는 사람과 오르는 사람들이 뒤엉켜 지하철 출발시간이 더 지연되고 있다. 또 탑승하는 승객에 밀려 내리지 못한 시민이 정거장을 그냥 지나쳐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하철 역사 내에는 ‘우측통행’이라는 문구가 버젓이 붙어있지만, 우측통행을 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편한 쪽으로 방향을 바꿔가며 이동하고 있다. 우측통행을 하는 사람이 오히려 피해를 보고 마주 오는 사람을 피해 움직여야 한다.

또 큰소리로 통화하는 사람, 타인의 발을 밟고도 사과하지 않는 사람들 때문에 지하철 내에서 크고 작은 다툼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무질서 문제가 시민들의 이기심에서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수십년 동안 좌측통행을 해왔던 시민들에게는 우측통행이 익숙하지 않을 수 밖에 없다. 또 역사의 구조도 좌측통행에 편리하게 만들어졌다. 또 시민들은 출·퇴근 시간 재빨리 열렸다 닫히는 지하철 안에 타지 못할까 하는 불안감을 느낀다.

하지만 조금만 눈여겨 보자. 매일 오르내리는 계단에서는 우측통행이라는 안내문을 쉽게 찾아 볼 수 있고, 지하철이 역사 내로 진입하는 순간에는 "반드시 열차 내 승객들이 다 내린 후 승차해 주십시오"라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온다. 뿐만 아니라 열차 곳 곳에는 '지하철 안전수칙' 등이 부착돼 있고, 휴대폰·좌석 등 사용 질서 등이 수시로 안내방송된다.

지하철 이용 질서는 시민들에게 더 편리하고 안전한 지하철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질서가 먼저 지켜져야만 지하철을 더 빠르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말이다. 지하철을 타기 위해 계단을 오르내릴 때, 지하철을 타고 내릴 때 시민의 안전을 위한 안내문, 안내방송에 조금만 관심을 갖는다면 지하철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이제, 누구에게 보이기 위해서가 아닌 자신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서울시민의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줘야 할 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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