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권-가인의 달콤한 거짓말, 왜 기분 나쁘지 않을까?
조권-가인의 달콤한 거짓말, 왜 기분 나쁘지 않을까?
  • 티브이데일리
  • 승인 2010.05.25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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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김지현 기자]

MBC TV ‘우리 결혼했어요’는 정체성이 애매한 프로그램이다. ‘리얼리티’와 ‘가상’이라는 함께 조합될 수 없는 단어가 모여 이야기가 전개된다. 유명한 남녀 연예인이 결혼이라는 전제 아래 알콩달콩한 로맨스를 펼치는 것이 주된 시나리오. 시청자들은 이들이 실제로 사귀지 않는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두 사람의 밀고 당기기 및 스킨쉽 강도에 흥미를 느낀다.

법적으로 부부가 아니지만 결혼이라는 가상 계약에 묶여있으니 적당한 스킨쉽과 살림 차리기가 허용된다. 한 침대에 누워 상대방을 향한 응큼한 속내를 드러내도 염문설로 번질 염려가 없다. 유명 연예인들이 이성에 접근하는 방식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하지만 이들은 분명 부부도 연인도 아니다. ‘우결’의 한계는 리얼이 아니면서도 리얼인 척하는 간극에서 발생한다. 출연자 대부분이 ‘정말 사귀는 것이 아닐까?’ 착각할 정도로 뛰어난 연기를 보여준다. 하지만 그들의 리얼리티는 늘 연기에 그친다. 이유는 단순하다. 실제 연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과거 출연진 중에는 다른 사람을 사귀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심지어 프로그램 끝난 후 사귀던 사람과 곧바로 결혼한 출연진도 있었다. 시청자들은 알면서도 속아준 것이지만 괜히 기분이 나쁘다. 연예인들에게 제대로 속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우결’의 진정성이 밑바닥을 드러내자 리얼 프로그램 속 연예인 커플들에 대한 흥미도는 떨어졌고, 시청률도 급하락했다. ‘우결’의 ‘리얼리티’는 손발이 오그라드는 낮은 수준의 진정성만 존재했기 때문이다.

프로그램의 진정성이 위협당하고 있는 순간, 구원투수가 등장한다. 요즘 대중의 호기심을 가장 절묘하게 자극하고 있는 ‘아담커플’, 2AM의 조권과 브라운아이드걸스의 가인이다. 대중은 이들이 실제로 사귀는 것이 아닐까 알고 싶어 안달이 났다.

두 사람은 전 커플들처럼 ‘우리 사귑니다’라고 못을 박지 않았음에도 불구, 시청자중 그 누구도 ‘두 사람이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고 비난하지 않는다. ‘아담커플’의 특별함은 여기서 드러난다. 전 출연진들처럼 연기를 하고 있을 뿐이지만 이들의 연애는 진실의 여부와 상관없이 대중에게 즐거움을 안겨준다.

‘아담커플’은 왜 속시원하게 진실을 말하지 않으면서도 대중의 사랑을 받는 것을까?

‘우결’의 전 커플들은 가상부부로 출연할 당시 방송 외의 자리에서 상대방과 어떤 친분과 교류도 보여주지 않았다. 하지만 ‘아담커플’은 방송 외의 매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가인이 미니홈페이지를 통해 비키니 몸매를 드러내면 조권이 질투를 느낀다며 복근을 드러내는 방식이다.

이런 두 사람의 행동은 팬들의 호기심을 정점에 달하도록 만든다. 방송 외의 사적인 공간에서도 활발하게 교류하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진정성을 의심할 수 없없다. ‘정말 사귈까?’라는 호기심은 두 사람의 인지도와 시청률을 동시에 높이는 시너지 효과를 창출한다.

미투데이도 따로 만들었다. 방송에서 드러나지 않은 모습을 사진으로 촬영해 팬서비스를 하고있다. ‘긴가민가’ 방식이다. 두 사람도 연예인의 실제 사생활을 궁금해 하는 대중의 심리를 잘 이용하고 있다. '아담커플'이 팬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방법은 훌륭한 마케터의 홍보 방식 못지 않다.

방송 안에서도 ‘아담커플’은 연애의 백미인 밀고 당기기의 기술을 휼륭히 보여주고 있다. 과거 출연진들이 ‘우린 부부야’라는 상황에서 출발해 시청자에게 처음부터 강제적인 이해를 요구했다면 조권과 가인은 그들이 진짜 사랑할 수 있을지 지켜보도록 만드는 방식을 취한다.

연인이 될 듯 말 듯한 과정을 버라이어티 형식을 빌어 드라마처럼 보여주고 있는 것. 시청자들의 감정 이입은 드라마보다 쉬워진다. 분명 가짜지만 혹시 진짜가 아닐까 속고 싶어지기 때문이다.

대중은 연인인척, 부부인척하는 두 사람의 달콤한 연기를 기뻐한다. 하지만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다. ‘아담커플’은 당분간 서로가 아니면 절대 다른 이와 연애를 할 수 없다. 다른 사람과 사귄다는 사실이 드러나는 순간 배신자로 낙인찍히는 건 순식간이다. 대중의 호기심은 매가되어 돌아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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