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물원 로랜드고릴라 ‘고리롱’ 17일 숨져
서울동물원 로랜드고릴라 ‘고리롱’ 17일 숨져
  • 김민자 기자
  • 승인 2011.02.22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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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피·골격은 박제 후 6개월 뒤 공개키로
▲ 로랜드고릴라 고리롱의 생전 모습. [서울시 제공]

서울동물원 로랜드고릴라 ‘고리롱(1963생 추정)’이 17일 밤 8시 10분 노환으로 숨졌다.

고릴라의 평균수명이 야생에서 30~40년이라는 점에서 볼때 고리롱은 49년을 살았으며, 사람으로 치면 80~90세에 해당한다.

고리롱은 지난 1월 20일부터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기 시작해서 2월 10일경부터는 누워 지냈다. 전담사육사와 수의사들은 링거를 통한 영양제 주사를 투여하는 등 원기회복을 위한 노력을 했으나 끝내 세상을 떠났다.

지난 1968년 1월(당시 4~5살 추정) 아프리카로부터 처음 창경원으로 들어왔다. 로랜드고릴라는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서울동물원에만 있었으며, 수입과정 운송비, 부대비용까지 계산하면 10억 여 원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최근까지 고리롱은 하루 10kg에 가까운 사료(바나나 1kg, 셀러리 200g, 사과 1,3kg, 곶감 170g, 고구마 300g, 당근 300g, 양배추 200g, 배추 500g, 상추 200g, 귤 700g, 식빵 200g, 건빵 40g, 단감 500g, 우유 600mm, 삶은 계란 4개, 요구르트 3개, 땅콩 50g 등 17가지)와 닭백숙 한 마리를 단숨에 먹어 치웠다.

마지막까지 죽음을 지켜 본 사육사들은 “그래도 살아야겠다는 의지가 아주 강했던 것으로 느껴질 정도였다”고 말했다.

서울동물원에서는 사망 2일째인 18일(금) 오전 9시부터 3시간에 걸쳐 고리롱 사체에 대한 부검을 실시했다. 고릴라 실버프로젝트를 함께 실시해 온 차병원의 박정원 교수팀과 서울동물원 동물병원 수의사진 공동으로 사망원인 분석을 위한 부검을 실시했다. 부검결과는 일단 노환으로 인해 장기가 상당히 훼손된 상태였다.

한편 차병원 박정원교수는 부인 고리나의 2세 출산에 대한 희망을 얻고자 인공수정을 검토키로 하고 먼저 고리롱의 정자 유무확인 및 확보를 위해 생식기를 떼어 검사키로 했다. 또한 고리롱의 삶에 대한 역정을 기리고 향후 고릴라 연구 프로젝트를 위해 조직세포에 대해서는 냉동보관 샘플을 갖춰 놓고 공동연구에 대한 가치를 공유키로 했다.

표피와 골격은 표본 및 박제 처리 후 6개월 후 쯤이면 일반인에게 공개키로 하고, 서울동물원에서는 한달동안을 고리롱 애도기간으로 정했다.

로랜드고릴라는 전 세계에 3~400여 마리도 채 안되며 4년에 한번씩 출산하기 때문에 번식이 극히 어렵다. 서식지도 기니아, 콩고, 카메룬 등 아프리카 일부지역에 한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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