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력, 장수 상징의 음양곽 전설 유명, 삼지구엽초
정력, 장수 상징의 음양곽 전설 유명, 삼지구엽초
  • 송홍선 민속식물연구소장
  • 승인 2011.05.0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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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홍선의 ‘풀꽃나무 타령’ 98]
▲ 삼지구엽초. [송홍선]

야생식물 중에 강정식, 즉 스테미너 음식의 재료로 널리 쓰는 종류가 있다. 그런 식물로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이 삼지구엽초이다.
 
이 식물은 여러해살이풀이다. 높이는 30cm 정도이다. 뿌리줄기는 옆으로 뻗는다. 작은잎은 달걀꼴이고 가장자리에 털같은 잔톱니가 있다. 꽃은 4~5월에 황백색으로 피며, 꽃잎은 4개이고 긴 꿀주머니가 있다. 열매는 7월에 익는다.

삼지구엽초는 3개의 줄기가지에 잎이 각각 3개씩 달려 모두 9개가 되기 때문에 한자로 삼지구엽초(三枝九葉草)라 쓰고 있다. 또한 삼지구엽초는 생약명으로 음양곽(淫羊藿)이라 하는데,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에서 유래하고 있다. 중국 명나라 때의 백과사전인 ‘삼재도회(三才圖會)’에 실린 내용이다.

옛날 중국 서천 지방에 양을 치는 노인이 있었다. 노인은 양을 보살피다가 하루에 무려 100마리도 넘는 암양과 교미를 하는 숫양을 보았다. 그 숫양은 많은 양과 교미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힘차게 산을 오르고 내려갔다.

이를 이상하게 생각한 노인은 숫양이 숲속 깊은 곳에서 정신없이 뜯어 먹는 풀을 보았다. 노인은 비로소 깨달았다. 그래서 그 풀을 뜯어 먹어보았다. 그러자 노인은 힘이 세지며 정력이 왕성해졌다. 노인은 다시 청춘을 되찾아 새장가를 들고 아들까지 낳았다. 이런 일이 있은 후로 이 풀의 이름을 음양곽이라 부르게 됐다.

그리고 삼지구엽초는 방장초(妨杖草), 즉 지팡이풀이라고도 하는데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유래가 있다. 옛날에 어느 어르신이 산길을 걷다가 지쳐서 길가에 앉아 쉬게 됐다. 그는 먹을 만한 것이 없을까 하고 주위를 살펴보다가 삼지구엽초를 무심코 뜯어 먹어 보았다. 그 후 노인은 갑자기 힘이 솟고 성욕이 있어 지팡이를 버리고 집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또한 이런 이야기도 있다. 옛날에 어떤 소년은 몹시 허약하고 힘도 약했다. 그의 부모는 무척 속이 상했다. 어느 날 길을 가던 나그네가 소년의 집에 하룻밤을 자고 나서 “산에 가면 삼지구엽초라는 풀이 있는데, 이 풀을 따다가 먹도록 하십시오”라고 말했다. 소년의 부모는 나그네가 일러 준대로 했더니 소년은 빠르게 건강해졌고 힘도 세졌다.

민간에서는 예로부터 강정강장의 비약으로 썼는데, 이는 ‘동의보감’에 허리가 아프고 무릎이 쑤시는데 좋고 남자의 양기를 돋우며 발기부진을 고쳐준다라는 기록 등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일본의 어느 학자는 이 약초의 추출물을 동물에게 투여하고 관찰해 보았더니 교미력이 상당히 증강됐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삼지구엽초의 약용은 여름이나 초가을에 전초를 채취해 그늘에 말려 쓴다. 맛은 매우 달며 성질은 따뜻하고 무독하다. 소변을 잘 보게 하고, 신경통에도 효과가 있으며, 팔다리가 뻣뻣하고 무력하며 마비증세가 있는데도 활용한다. 특히 정력이 약해 방사에 자신이 없을 때 이용하는데, 이 식물은 성호르몬의 분비를 촉진시키고 정수를 풍부하게 해주며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등의 최음효과가 있다.

▲ 삼지구엽초. [송홍선]

삼지구엽초는 이에 따라 정력에 매우 좋은 것으로 믿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런 사람들은 산에 자생하는 삼지구엽초의 채취를 주저하지 않았다. 때문에 삼지구엽초의 자생지가 점차 줄어드는 추세에 있다. 심지어 잎이 달린 모습이 삼지구엽초와 비슷한 꿩의다리 종류를 삼지구엽초로 잘못알고 캐다가 시장에 내놓고 파는 사람도 볼 수 있다.

한편 삼지구엽초는 옛 전설과 한방의 약효 등에 의해 정력, 장수를 상징하고, 일본에서는 꽃의 모양에서 ‘고깃배의 닻’을 표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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