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最古) 동양 수학책 ‘양휘산법’, 국가 보물 지정 추진
최고(最古) 동양 수학책 ‘양휘산법’, 국가 보물 지정 추진
  • 서영길 기자
  • 승인 2010.06.30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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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이 소장해온 양휘산법 문화재청에 보물지정 정식 신청

서울시가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수학책으로 알려진 ‘양휘산법(楊輝算法)’ 목판본을 문화재청에 국가 보물 지정 신청을 했다.

양휘산법은 중국 남송시대 수학자 양휘(1238~1298)가 지은 수학책으로 승제통변산보(乘除通變算寶) 3권, 전무비류승제첩법(田畝比類乘除捷法) 2권, 속고적기산법(續古摘奇算法) 2권 등 총 7권 1책으로 구성돼 있다.

▲ 국가 보물 지정이 추진돼는 ‘양휘산법’. ⓒ서울시 제공

주로 곱셈의 기본규칙과 간단한 나눗셈을 다룬 승제통변산보는 1부터 300까지의 범위에서 곱셈과 나눗셈의 계산법을 자세히 소개하고, ‘전무비류승제첩법’에선 농지측량과 고차방정식에 대해 설명한다.

또 ‘속고적기산법’은 ‘역(易)’과 결부시킨 수(數) 사상을 바탕에 두고, 자연수를 정사각형으로 나열해 가로, 세로, 대각선의 합이 모두 같아지는 원리인 마방진(魔方陣)에 관한 내용도 자세히 담고 있다.

조선시대 양휘산법이 처음 간행 된 것은 세종 15년(1433)으로, 당시 간행된 100건 중 1건(4권 3책)이 일본의 궁내청 서능부에 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경국대전’에 따르면 양휘산법이 조선시대 기술직 고시과목으로 기록돼 있다.

이와 함께 이 책에는 중국에서 간행된 연대와 장소에 대한 기록도 남아 있다.

기록을 보면 중국 홍무11년(1378)에 명대(明代) 항주(杭州)지역에 있던 민간인쇄소인 근덕서당에서 새로 간행했음을 알 수 있어, 이 ‘양휘산법’이 세종 15년 경상도에서 간행되기 이전에 만들어진 중국본의 번각본(飜刻本:책을 목판에 뒤집어 붙여 그 글자대로 새기는 것)임을 알 수 있다.

한편, 이번에 보물 지정이 추진돼는 양휘산법은 지난 해 말 한 소장가가 문화재 지정을 신청해 올 3월 문화재위원회 조사와 지난 달 심의를 거친 결과 “중국에서도 전해지지 않는 책이 국내에서 나왔다는 사실 자체로도 의미가 있다”고 결론지은 바 있다.

아울러 문화재위원회는 보존상태가 양호하고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목판본이라는 점에서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할 가치가 있다고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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