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중심, 남산 둘레길에서 ‘떠나는 가을’을 붙잡다

강남과 강북이 나뉘기 전, 서울의 중심은 남산이었다.
남산의 북쪽은 경복궁과 창덕궁 등이 있었고 동쪽은 동대문, 서쪽은 서대문, 남쪽이 남대문이었다. 남산 팔각정과 N서울타워는 따라서 명실상부한 서울의 꼭지점이 된다.
또 남산을 중심으로 크게 동심원을 그리면 북쪽은 북한산, 남쪽은 관악산이 걸린다. 명실상부한 서울의 중앙을 지키는 산인셈이다. 따라서 남산은 서울을 상징하는 고전적인 ‘랜드마크’였다.
○어린시절 ‘남산구경’의 끔찍한 기억


○남산둘레길 따라 여유만만 가을 나들이


더욱이 최근 남산은 가벼운 산책을 하기 가장 좋은 계절을 맞았다. 봄철 남산일대는 벚꽃이 장관을 이루고 가을이면 불타는 단풍이 산책에 나선 시민을 맞는다. 더욱이 남산둘레길은 전면 차량통행 금지구역이나 2차선 중 편도만 차량운행을 허용, 시민들의 도보 접근성이 좋아졌다.
○도심 단풍구경 메카 남산 북측순환로

북측순환로는 장충단공원에서부터 시작된다. 남산의 허리를 감싸고 돌아가는 이 길은 요즘 단풍이 절정을 이룬다. 서울시는 지난 24일 이 길은 서울의 단풍길 중 첫째로 꼽고 11월 중순까지 낙엽을 쓸지 않기로 했다.
지금 이 길을 찾으면 서울 도심에 내린 만추(晩秋)를 만끽할 수 있다. 자동차를 타고 남산터널만 오가는 시민들은 절대 즐길수 없는 풍경이다.

장충체육회를 지나면 갈림길이다. 석호정국궁활궁터를 거쳐 1.3km를 크게 돌아가는 길이 있고 데크로 된 계단도 있다. 계단을따라 오르면 금세 N서울타워에 닿는다.
○남측 포토아일랜드에서 관악산보며 ‘야호’

N서울타워 주차장에서 10분쯤 내려오면 전망이 탁 트인 남측포토아일랜드가 나온다. 남산 둘레길에서 조망이 가장 탁월한 곳이다. 산 아래 후암동 주택가의 오밀조밀한 집과 골목이 펼쳐지고 남쪽 멀리 바라보면 한강 너머 관악산이 손에 잡힐 듯 보인다.
날씨가 좋은날 망원경이 있다면 관악산 연주대의 등산객들까지 볼 수 있다. 조선 건국 당시 정도전과 무학대사가 걱정했다던 관악산의 화기(火氣)를 실감할 수 있다.
남측포토아일랜드를 지나서도 길은 완만한 내리막길이다. 남산야외식물원을 지나면 ‘남산 고유 소나무 군락지’가 나온다. 애국가에 나오는 바로 그 소나무다. 그리 크지 않지만 굴곡진 인고의 세월을 이겨낸 끈기를 전한다. 솔숲을 뒤로 하고 10분쯤 걸어가면 국립극장 갈림길이다. 여기서 3호선 동대입구역으로 내려설 수 있다.
남측순환로는 반대편 서울역에서 남산도서관으로 오를 수도 있다. 남산도서관을 거쳐 N서울타워까지 오른 뒤 북측순환로로 내려가는 길을 찾는 시민들도 많다.
남측순환로는 2차선 중 1개 차선에 우레탄을 깔아 보행자만 통행하도록 했다. 차량은 전기자동차인 남산순환버스만 허용, 무공해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서울 연인들 필수 데이트코스 ‘케이블카’

케이블카를 운영하는 한국삭도공업주식회사(남산케이블카) 측은 사람이 많이 몰리는 오후를 피해 오전에 이용해줄 것을 당부한다. 하지만 케이블카를 타고 서울의 야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야간 탑승의 기회를 버리긴 아깝다.

케이블카 이용 요금은 성인 왕복 8000원. 편도 6000원. 소인 5000원, 35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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